회계기준은 같은 IFRS인데 법정준비금은 정반대입니다
한국 본사 회계팀이 사우디 자회사 재무제표를 처음 받아보면, 낯설다는 반응이 많이 나옵니다.
둘 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뿌리로 쓰지만,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와 그 위에 얹힌 로컬 규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적용 대상의 폭이 다릅니다
한국은 상장사와 금융회사만 K-IFRS를 의무로 쓰고, 비상장 일반기업은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는 다릅니다. 상장사는 2017년부터, 비상장 기업을 포함한 사실상 전체 법인은 2018년부터 IFRS 계열 기준을 씁니다. 상장·대형 금융회사는 완전한 IFRS를, 비상장 일반 법인은 간소화된 IFRS for SMEs를 적용받는 구조입니다.
즉 사우디에는 IFRS와 별개인 로컬 회계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소규모 비상장 법인이라도 국제기준의 틀 안에서 회계를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벌어지는 일
한국에서 K-GAAP으로만 결산해 온 담당자가 사우디 자회사 장부를 맡으면, 수익 인식 시점이나 리스 회계 처리 같은 부분에서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마주하게 됩니다.
본사 감사인이 K-GAAP 감각으로 사우디 재무제표를 검토하면, 인식 시점과 공시 항목이 예상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연결결산을 준비하실 때는 이 차이를 먼저 맞춰 두셔야 합니다.
장부는 아랍어로, 사우디 안에 보관해야 합니다
상업장부법(Law of Commercial Books)에 따라 회계장부는 아랍어로 작성하고, 사우디 내에 최소 10년 보관해야 합니다.
영어 병기는 가능하지만 아랍어가 기준입니다. 한국 본사에 보고할 영문 재무제표를 따로 만드는 것과 별개로, 법정 장부 자체는 아랍어로 갖추고 계셔야 점검 시 문제가 없습니다.
법정준비금 규정은 정반대로 뒤집혔습니다
한국 상법은 매 결산기 이익배당액의 일정 비율을 자본금의 절반에 이를 때까지 적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익준비금입니다.
사우디는 2023년 1월 시행된 신 회사법에서 이 의무를 없앴습니다. 과거에는 순이익의 10%를 자본금의 30%에 이를 때까지 적립해야 했지만, 지금은 정관에서 직접 정하지 않는 한 법정준비금 적립이 의무가 아닙니다.
다만 법이 바뀌었다고 정관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2023년 이전에 세우신 법인이라면 옛 기준(순이익 10%, 자본금 30% 한도)이 정관에 그대로 남아 있어 계속 적립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적립을 멈추실 생각이라면 정관 조항부터 확인하시고, 필요하면 정관을 개정하신 뒤에 멈추셔야 합니다.
한국은 강제, 사우디는 임의로 방향이 반대입니다. 정관을 준비하실 때 이 부분을 별도로 넣을지 말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이익에 붙는 세금 계산도 회계와 갈라집니다
법인세와 자카트가 지분 구성에 따라 나뉘어 적용됩니다.
여기서 짚어둘 부분은, 자카트의 계산 기준(자카트베이스)이 회계상 순이익과 다른 별도 산식이라는 점입니다. 재무제표상 이익이 나더라도 자카트 계산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결산 단계에서 두 계산을 함께 준비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