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간 90일과 180일, 그리고 그 사이의 함정
수습기간을 얼마나 둘 수 있는지, 수습 중에 내보내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는 채용 담당자분들이 가장 먼저 물으시는 것 중 하나입니다.
숫자 자체는 단순합니다. 함정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어떻게 계약서에 담느냐에 있습니다.
최대 180일까지입니다
2025년 2월 개정된 노동법 53조는 수습기간을 최대 180일까지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개정 전에는 90일로 시작한 뒤 별도의 서면 합의로 연장하는 방식만 인정됐지만, 개정 후에는 계약 체결 시점에 처음부터 180일까지의 기간을 바로 정해두실 수 있습니다.
다만 방식이 바뀌었어도 원칙은 같습니다. 수습기간은 계약서에 명시되어야 하고, 구두로 "일단 90일, 나중에 더 보자"는 식으로 정했다가 뒤늦게 연장을 통보하는 방식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며칠로 할지는 애초에 계약서 단계에서 정해두셔야 합니다.
같은 회사에서는 원칙적으로 1회뿐입니다
54조는 같은 고용주 밑에서 같은 근로자에게 수습기간을 원칙적으로 한 번만 적용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한번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에게 단순히 부서를 옮기거나 직급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다시 수습을 걸 수는 없습니다. 다만 법은 예외를 하나 열어두는데, 근로자가 기존과 아예 다른 직무·전문분야를 새로 맡게 되는 경우라면 양측이 서면으로 합의해 수습기간을 다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직무"에 해당하는지는 직함이나 부서명이 아니라 실제 업무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퇴사 후 같은 사람을 재고용하는 경우처럼 예외적인 상황도 개별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은 계약 전에 미리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없으면 수습이 아닙니다
수습기간은 계약서에 명시해야 유효합니다.
구두로 "3개월은 수습이다"라고만 말하고 계약서에 적지 않으면, 법적으로는 수습기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아집니다.
채용 서두르시다가 계약서 표준 양식에 수습 조항이 빠진 채로 서명하시는 경우를 실제로 봅니다. 이렇게 되면 수습 중 해지에 적용되는 예외(다음 항목)를 못 쓰고, 정규 해지 절차와 보상 규정을 그대로 따르셔야 합니다.
수습 중 해지는 공짜가 아닙니다
수습기간 중에는 양측 모두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때는 보상금과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습니다(54조·80조 6호).
다만 이미 지출된 비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채용 수수료, 워크퍼밋·이까마 발급비, 항공료 같은 40조상 고용주 부담 비용은 수습 해지와 무관하게 이미 나간 돈입니다.
수습기간을 "부담 없이 시험해 보는 기간"으로만 생각하시면, 실제 계산에서는 초기 비용이 이미 매몰된 상태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수습이 끝나면 달라지는 것
수습기간이 지나 정규 근무로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통상적인 해지 절차(사전 서면 통지·보상 규정)가 적용됩니다.
90일과 180일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간이 끝나는 시점을 회사가 정확히 알고 있느냐입니다. 계약서 서명일부터 계산해 캘린더에 표시해 두시는 정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정규 전환 시점부터는 사전 통지와 보상 규정이 적용되는 완전히 다른 절차로 넘어간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 수습기간은 최대 180일까지 정할 수 있음, 계약 체결 시 바로 180일까지 합의 가능(2025년 개정 53조)
- 같은 고용주 밑에서는 원칙적으로 1회만 적용, 다른 직무로 옮기는 경우만 서면 합의로 예외(54조)
-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으면 수습 자체가 인정되지 않음
- 수습 중 해지는 보상금·퇴직금이 없지만, 채용 비용은 이미 지출된 상태
- 수습 만료 시점을 정확히 관리하는 것이 실무의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