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스티유와 영사확인, 순서를 틀리면 몇 주가 날아갑니다
준비서류 목록을 알고 계셔도, 그 서류를 어떤 순서로 가공하시는지에 따라 일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순서가 뒤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하셔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번 글은 서류 목록이 아니라 순서와 그 이유에 집중했습니다.
네 단계는 이 순서로 갑니다
사우디에 제출할 국내 서류는 아래 순서를 거칩니다.
1단계 · 영문 번역 — 국문 서류를 영문본으로 만듭니다.
2단계 · 번역공증 — 공증사무소에서 그 번역본을 공증받습니다.
3단계 · 아포스티유 — 공증서류는 법무부, 정부기관이 발급한 공문서는 재외동포청에서 확인을 받습니다.
4단계 · 현지 아랍어 공인번역 — 인증이 끝난 서류를 사우디로 보내, 현지에서 아랍어로 공인번역합니다.
여기서 빠뜨리기 쉬운 것이 2단계입니다. 번역만 해서 바로 아포스티유를 받으러 가면 그 자리에서 되돌아 나오게 됩니다.
다만 서류에 따라 1단계와 2단계를 건너뛸 수 있습니다. 영문으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 공문서라면 번역도 공증도 필요 없이 곧장 아포스티유로 갑니다.
그래서 서류 목록을 만드실 때 가장 먼저 확인하실 것은 "이 서류를 영문으로 바로 뗄 수 있는가"입니다. 뗄 수 있으면 두 단계와 그 비용, 그만큼의 기간이 통째로 없어집니다.
왜 공증을 거쳐야 하는가
아포스티유는 서류의 내용이 맞는지를 봐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그 서류에 찍힌 관인이나 서명이 진짜인지를 대조해 확인해 주는 절차입니다.
그렇게 보면 답이 나옵니다. 번역회사가 만든 영문 번역본에는 대조할 관인도 서명도 없습니다. 아포스티유를 붙일 대상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공증을 거치면 그 번역본에 공증인의 서명이 붙습니다. 그때부터 법무부가 대조할 것이 생기고, 아포스티유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정관이나 이사회 결의서, 위임장처럼 회사가 직접 만든 서류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증을 거쳐야 아포스티유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영문으로 발급되는 공문서에는 이미 발급기관의 관인이 찍혀 있습니다. 대조할 것이 처음부터 있으니 번역과 공증 없이 바로 아포스티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번역이 두 번 나온다는 점
이 절차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시는 부분입니다. 번역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나오고, 서로 다른 단계에 있습니다.
영문 번역은 인증을 받기 위한 것이라 한국에서, 인증 전에 합니다. 아랍어 번역은 사우디 제출용이라 인증이 끝난 뒤 현지에서 합니다.
그래서 아랍어 번역을 한국에서 미리 해 두시면 그 비용은 대개 버리게 됩니다. 사우디 제출처가 요구하는 것은 현지 공인번역사의 번역이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잘못 밟으면 번역비가 두 번 드는 것은 부수적인 문제이고, 진짜 손실은 시간입니다. 인증 절차 자체에 기간이 걸리는데, 되돌아가면 그 기간을 통째로 다시 거쳐야 합니다.
아포스티유와 영사확인, 무엇이 다른가
두 가지는 목적이 같습니다. 한국에서 발급된 서류가 외국에서도 진짜임을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한국과 사우디는 둘 다 아포스티유 협약(헤이그 협약) 가입국입니다. 협약 적용 대상인 서류는 주한 사우디대사관의 영사확인 없이, 아포스티유 확인서만으로 인정받습니다. 예전에는 영사확인이 기본 경로였지만, 지금은 협약 대상 서류라면 아포스티유가 기본 경로입니다.
다만 모든 서류가 협약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상업송장이나 계약서처럼 성격상 협약 밖에 있는 서류는 지금도 상공회의소 확인과 영사확인을 거치는 기존 경로를 타야 합니다. 같은 "서류 인증"이라도 공문서·공증서류인지 상업 서류인지에 따라 밟으셔야 하는 경로 자체가 갈립니다.
어느 경로를 타야 하는지는 서류 종류마다 다르고, 잘못된 경로로 진행하시면 사우디 제출처에서 다시 요구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부분은 서류별로 확인하고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국에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인증까지 마치셨다고 해서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서류가 사우디에 도착한 뒤에도 현지에서 한 번 더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확인이 끝나야 그다음 단계인 현지 아랍어 공인번역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인증받았으니 다 됐다"고 생각하고 서류를 늦게 발송하시면, 정작 사우디 쪽 확인 절차에서 다시 시간이 붙습니다. 인증은 한국과 사우디 양쪽에 걸쳐 있는 절차로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유효기간이라는 변수
인증받은 서류에는 발급일 또는 인증일로부터 일정 기간이라는 개념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일찍 인증을 받아두시면, 실제로 사우디에 제출하는 시점에는 유효기간이 지나 다시 받아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반대로 다른 서류 준비가 늦어지는데 인증받은 서류만 먼저 완료해두면, 그 서류의 유효기간이 먼저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인증은 개별 서류 단위가 아니라, 전체 서류가 함께 움직이는 일정 안에서 시점을 맞추셔야 합니다. 서류마다 따로 진행하시면 어느 하나는 유효기간이 어긋나는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저희가 정리해 드리는 부분
순서 자체는 정해져 있지만, 서류별로 어느 인증 경로를 타야 하는지, 전체 일정을 어떻게 맞춰야 유효기간 안에 다 들어오는지는 서류 구성에 따라 매번 달라집니다.
귀사가 준비하신 서류 목록을 보내주시면, 각 서류에 맞는 인증 경로와 전체 순서를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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